로봇이라고해서 폭력을 모르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폭력의 잔상에 더 ‘생생하게’ 묶여 있다. 어마어마한 광자에너지로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는 로봇 ‘앱실론’은 스스로의 의지로 징집에 거부한, 병역 거부 로봇이기도 하다. 그는 전쟁 고아를 위한 시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지낸다. 몇몇 군인은 앱실론을 향해 겁쟁이라고 비웃지만, 그는 어린이를 지키기 위한 결투에서만큼은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가지 않아도 되는 곳에 스스로 발 들여 놓으며 ‘꼭 필요한’ 싸움을 하는 로봇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