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는 그가 발을 디딜 때마다 삐걱거려 유리문이 가늘게 떨었다. 그 기다란 복도 끝 계산대 모퉁이, 차갑게 검은빛으로 번쩍거리는 마루 위에 옷자락을 펼치고 여자가 꼿꼿이 서 있 었다.
결국 게이샤로 나선 게로군 하고 옷자락을 보고 덜컥 놀랐으나, 이쪽으로 걸어오는 기색도 없고 그렇다고 몸가짐을 흐트러뜨리며 맞이하는 교태도 부리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모습에서, 그는 먼발치에서도 진지한 뭔가를 알아채고 급히 다가갔으나, 여자 곁에 서서도 말없이 있을 뿐이었다. 여자도 짙게 화장을 한 얼굴로 미소를 지어 보지만 되레 울상이 되고 말아, 아무 말도 않고 둘은 방으로 걸어 갔다.
그때 그런 일이 있고서도 편지 한 장 없고, 만나러 오지도 않고, 무용 책을 보내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아, 여자로서는 가볍게 잊히고 말았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을 테니 먼저 시마무라 쪽에서 사과나 변명을 늘어놓아야 할 순서였지만, 얼굴을 보지 않고 걷는 동안에도 그녀가 그를 나무라기는커녕 온 몸으로 그리움을 느끼고 있음을 알자, 그는 더더욱 어떤 이야 기를 하건 그 말은 자신이 진실하지 못하다는 울림을 떨 것이라 생각되어 팬시리 그녀에게 기가 죽는 듯한 달콤한 기쁨에 휩싸였다. 계단 밑에 와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