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양귀자의 모순에 나오는 글이다. 처음엔 이 글을 잘못 읽어서

“우리들은 남이 행복한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고 읽었다. 가끔 소식을 전하는 친구들이나 SNS를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행복에 겨운 사진이나, 그들의 대단한 면(성과)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벌써 저 만큼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난 언제나 그 자리를 맴돌며 머물러 있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약간의 재주가 더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지만, 사실은 나 정도의 재주를 가진 사람들은 정말정말 많았기 때문에 전문성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스스로가 한심해 지자 더 기운이 빠졌다. 점점 더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는 점점 더 한심해지고 있었다. 마음속의 말들을 친구에게 풀어내던 날, 그 친구는은 자신이 보기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저녁시간이면 하루의 일과에 대해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남편은 내가 스스로를 질타하는 말은 흘려버리고 늘 괜찮다, 잘한다고 말해주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말을 그저 나를 위로하기 위한 말 정도로만 취급하며 나는 나 스스로를 시궁창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어느 날, 긍정확언을 정해서 다이어리를 쓸 때 매일 같은 말을 써 보라는 글을 보았다. 긍정확언의 여러 가지 예문 중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문구가 있었다. 그 날부터 매일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글을 주문처럼 썼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못살게 굴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플래너에 목표도, 해야하는 일도 쓰지 않기 시작했다. 잊어버리지 않아야하는 내용정도만 기록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뭘까,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나는 대로 펜을 움직이며 나를 한 번 내버려 둬보았다.

 

한참을 그런 상태로 시간을 보낸 후에야 매일 적던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글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인가 난 나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었다. 양귀자가 모순에서 나의 인생에 있어 ‘나’는 당연히 행복해야 할 존재이고, 나라는 개체는 이다지도 나에게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듯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기로 서서히 마음을 열고 있었다.

 

 

<나와 나에게>

 

아무도 불만을 말하지 않는데

나만 불만을 말하고 있어.

 

아무도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나만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어.

 

아무도 야단치지 않는데

나만 야단치고 있어.

 

모두가 힘내라고 말하는데

나만 더 잘하지 못하냐고 다그치고 있어.

 

왜 이렇게 야박한거야.

 

 

 

아무도 불만을 말하지 않는데

나는 소심해졌어.

 

아무도 잘못되었다 말하지 않았는데

나는 속상해하고 있어.

 

아무도 야단치지 않는데

나는 눈치보고 있어.

 

아무도 다그치지 않는데

나는 주눅들었어.

 

왜 이렇게 작아졌어.

 

 

 

야박한 나에게는

내가 제일 작구나.

그래서 그렇게 함부로 대했던 걸까.

나를 가장 힘들게 한게 나지만

나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것도 나야.

 

100m를 가는데 걸린 시간,

치타는 3초,

강아지는 10초,

달팽이는 한 달,

큰 나무는 100년.

빠르면 옳고, 느리면 그른건가.

각자의 속도가 있을 뿐.

 

괜찮아 난 지금 이대로.

나와 나에게.

 

 

내가 나를 받아들이기로 한 순간부터 멈춘 심장이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푸르댕댕한 얼굴이 심폐소생술을 받은 듯 복숭아처름 발그레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설레는 일들도 생겼다. 마음을 보살폈더니 기운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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