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필사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었다. 정확히는 하고 싶지 않았다.
어린 시절 잘못 배운 연필 쥐는 방법때문에 엄지와 중지가 유독 아프기도 하고, 글씨도 들쭉날쭉한 것이 맘에 든 적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급한 성질머리 때문인데, 많은 지식을 흡수하기 위해
병렬독서, 속독으로 읽어왔던 내게 필사라니.
읽을 수록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싫어서,
내 생각 한 줄이라도 적어보자 싶어서,
이놈의 급한 마음 억지로 누르고파서 필사를 한다.
유발하라리의 말에 밀리의 서재 지른 죄책감이 좀 덜하다.
어떤 책들은 오디오북이 참 괜찮다.
(데일카네기의 인간 관계론 같은)
개인적으론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 오디오북으로 좋고,
그림책이나 문학은 웬만하면 책의 물성까지 기억하고픈
종이책이 좋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밀리의 서재는
서점이 가기 힘들어진 요즘, 집에서 ‘미리보기’를 하고
어떤 문장을 찾을 때 용이하다.
(꼭 읽고 싶은 책이 없을 땐 좀 화딱지가 나기도 하지만)
하지만 유발 하라리의 말 처럼, 밀리의 서재 같은 서비스도
유튜브나 인스타 보듯이 ‘활자 중독’으로 쓰여서 될 일은 아니다.
1000권을 읽어도 한 줄의 내 생각이 없다면…
그냥 매체의 차이일 뿐이다.
이제 몇 주간 필사를 하면서
내 생각을 좀 챙겨보련다.
